인도에서의 정토사상은 약 600부의 대승경전 가운데 정토사상을 설하고 있는 경전이 200여 부에 이르는 것만 보아도 정토사상이 대승불교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토사상 계열의 경전 중 대표적인 것은 〈아미타경 阿彌陀經〉1권, 〈무량수경 無量壽經〉2권, 〈관무량수경 觀無量壽經〉1권으로 구성된 ‘정토3부경(淨土三部經)’으로서 정토사상의 근본 소의경전이 되며 극락정토가 이루어지게 된 배경과 그곳의 안락함, 그리고 그곳에 왕생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토계 경전은 아미타불(阿彌陀佛)의 본원력(本願力)에 의지하여 극락정토(極樂淨土)에 왕생함으로써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도달하여 구경(구究境)에 이르러 무상의 보리와 열반을 증득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도의 정토사상이 중국으로 건너오면서 동진(東晋)시대 남방 여산의 혜원스님(335-417)이 동림사 반야대의 아미타불상 앞에서 123인과 같이 정업을 닦아서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기약하였는데, 이것이 유명한 백련결사이며 정토종의 발원지가 되었습니다. 이후 담란(曇鸞), 혜원(慧遠), 도작(道綽), 선도(善導)대사 등에 의하여 정토사상은 더욱 발전되었고 마침내 정토종(淨土宗)의 성립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라의 원효(元曉), 경흥(憬興), 현일(玄一), 의적(義寂), 태현(太賢), 신방(神昉)대사 등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정토사상이 전개되었습니다.
1.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
정토삼부경이란 정토경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경전을 통틀어 말한 것으로 〈아미타경 阿彌陀經〉1권 〈무량수경 無量壽經〉2권 〈관무량수경 觀無量壽經〉1권을 말합니다.
<무량수경>은 정토사상의 모든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경전으로써 중국 위나라의 강승개가 번역한 상하 두 권의 <무량수경>이 가장 많이 유포되었습니다.
상권은 여래정토(如來淨土)의 인과를 설하고 있으며 하권은 중생들이 극락에 왕생하는 인과를 설하는 중생왕생(衆生往生)을 설하고 있습니다. 즉 여래정토의 원인은 48원(願)이며, 그 결과는 극락정토이고 중생이 극락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원인은 염불이며 염불의 결과는 왕생극락이다 라고 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무량수경>은 마가다국의 왕비인 위제희부인이 왕궁 깊은 곳에 갇혀 있을 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서방정토를 관(觀)해서 왕생할 수 있는 방법을 설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열 여섯가지 관상법을 통해 상중하의 근기들이 모두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觀)한다는 말에는 관견(觀見)과 관지(觀知)의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관견이란 극락정토의 아름답고도 불가사의한 장엄을 마음속에 그려 보는 것을 말하며, 관지란 아미타부처님께 귀의하는 절대 신심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미타경>은 5세기 초에 구마라집이 번역하였는데 극락정토에 있어서의 여러 가지 공덕장엄(功德莊嚴)을 설하고 있는 경입니다. 이러한 공덕장엄은 국토, 의복, 음식 그리고 육체나 정신에까지 미치고 있으며 이렇게 공덕장엄을 널리 설하는 이유는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극락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미타경>은 구회일처(俱會一處)의 사상을 가지고 화합을 도모하고 있어 모든 중생이 마침내는 극락정토에서 모두 함께 만남을 성취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2. 미타의 본원력(本願力)
정토사상은 부처님의 ‘본원력’에 의지한다는 점에서 원시불교의 살아 있을 때의 공덕에 의해 사후에 좋은 세계에 태어난다는 생천사상(生天思想)과 구분되고 있습니다.
본원이란 부처가 깨달음을 이루려고 발심(發心)했을 때 세운 서원을 말합니다. 이 서원은 자신이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증득함과 동시에 다른 모든 중생들도 자신과 같은 깨달음을 이루도록 하겠다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서원입니다. 그래서 아미타불은 자신이 성취할 부처의 깨달음이 성불의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중생이라 할지라도 그들을 제도할 수 없는 것이라면, 깨달음을 이루지 않겠노라는 서원을 세웠습니다.
본원력이란 바로 이러한 불보살의 이타적 구원의 원력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처의 본원설은 〈무량수경〉에서 48원(四十八願)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아미타불이 법장비구였을 때 세웠던 이 서원들 가운데 제18원은 '미타본원'(彌陀本願)이라 하여 특별히 중시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시방중생이 지심(至心)으로 신락(信樂)하여 나의 나라에 태어나고자 원한다면 오직 십념(十念)만 할 것이니, 그럼에도 나의 나라에 태어나지 않는다면 나는 정각(正覺)을 이루지 않겠다" 라는 것입니다.
3. 정토와 왕생
정토사상의 중심 과제는 ‘정토’와 ‘왕생’에 있습니다. 왕생은 정토로 가서 태어난다는 뜻이며 정토란 부정잡예(不淨雜穢)가 사라진 청정한 불국토(佛國土)이며 즐거움만이 충만된 극락세계를 가리킵니다.
경전에는 아미타불의 서방정토 외에도 미륵보살의 도솔천정토(兜率天淨土), 약사여래의 유리광정토(瑠璃光淨土)등 여러 정토가 설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장 수승한 것은 아미타부처님의 서방정토라고 찬탄하고 있습니다.
아미타불은 무량한 수명과 광명(光明)을 가진 부처라는 뜻으로써 정토에 태어난 사람들은 무량한 수명과 광명의 공덕 속에 있게 되며, 부처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 데 어렵지 않고, 불퇴전지(不退轉地:뒤로 물러서지 않는 깨달음의 자리)의 경지에 이르러 보처(補處)가 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정토사상은 정토에 왕생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